2010 63

#10. 기억과 사진 모두 행방불명(Castro Urdiales-Laredo : 26.79km)

사진 50여장이 행방불명이다. 현지 컴터로 사진옮기며 버벅대다가 날린게 분명하다... 산토냐 인터넷 카페에 전화해야하나흑ㅜ # 간만에 푹 잤다. 지난 밤 모기 때문에 밀린 잠까지 잤더니 얼굴이 퉁퉁 부었다. 게슴츠레 눈을 떴는데 마리아가 자리에 없다. 오늘 40km나 걷는다더니 아침 일찍 떠났나보다..

#9. Aimer les Différences(Pobena-Castro Urdiales : 13.87km)

# 모기소리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다. 귀에서 앵앵 거리는데 불을 켤 수도, 뿌릴 약도 없어 고역이었다. 침낭 안에 누에고치처럼 들어가 귀를 막고 있자니 땀이 뻘뻘 흐르고 숨이 막혔다.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느라 가장 길게 잠든 시간이 30분이다. 매 시간 깨어나면서 빨리 나갈 수 있기만을 기다렸다...

#8. 난 괜찮아(Bilbao-Portugalete-Pobena : 33.08km)

# 이른 아침부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더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오니까 주룩주룩 쏟아진다. 길가에서 배낭커버를 씌우고 방수 점퍼를 대충 껴입은 뒤 우체국으로 내달렸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게다가 가방이 무거워 손에 든 스틱도 거추장스러운데 판초우의를 꺼내기란 쉽지 않다. 앞으로도 여..

#4. 영혼을 위한 닭고기수프 (Deba-Zenarruza : 29.53km)

# 일어나는 순간 '윽' 소리가 절로 났다. 설마 했는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옴짝달싹 할 수가 없다. 몸 전체가 큰 근육 한 덩이로 뭉친 느낌이다. 기지개를 조심스레 켜보다 그만 찌르륵 하고 쥐가 났다. 다리를 주무르는 둥 마는 둥 하곤 겨우 몸을 일으켜 세운다. 한 발짝도 못 움직이고 다시 침대에 ..

#2. 아로즈 콘 레체 (San Sebastian-Zarautz : 22.72km)

# 이렇게 단체로 코 고는 것은 처음 봤다. 소리도 여태껏 들어보지 못한 데시벨이다. 뒤척이다 일찍 출발하기로 하고 조심히 일어났다. 불을 맘대로 켤 수도 없고 씻는 것도 신경쓰인다. 자꾸만 원형을 유지하려는 침낭과 한바탕 사투를 벌이며 짐도 겨우 쌌다. # 오전 7시 40분, 알베르게를 나서며 배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