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3

#20. 맛있는 초대(San Esteban de Leces-La Isla : 20.26km)

# 포르투갈인 자전거 순례 가족과 마치 한 식구처럼 모여 아침을 먹은 뒤 알베르게를 출발했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 차도도 타고 숲길도 지났다. 항상 산길이 껴 있는 까미노. 길이 험할수록 튼튼한 신발에게 새삼 고맙다. # Prado가 나오길 바랐는데 다른 지명이 계속 나왔다. 차도(N-632)를 따라 계속 가..

#19. 대비(Llanes-Ribadesella-San Esteban de Leces : 35.23km)

# 알베르게와 붙어있는 Feve역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기차같이 생긴 페브를 타고 바다도 지나고 넓은 들판도 지난다. 배낭여행을 하면 늘 이런 기분일까? 걷기만 하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도 않다. 오늘 알베르게는 어떨까, 몇 km 더 가야 마을이 나올까, 저녁은 뭘 먹..

#17. 유난히 길었던 하루(San Vincente de la Barquera-Colombres:17.43km)

#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헤닝이 뒤따라오며 묻는다. "오늘도 버스타고 갈거야?" 걷는다고 당당하게 말한 다음 길을 잃었다;; 동네 청소년들의 도움으로 콜롬브레스로 향하는 길에 겨우 접어들었는데 이건 까미노 루트가 아닌 차도였다. 그나마 갓길이 제대로 되어있는 편이고 아침에 구름이 많이 껴서 ..

#16. 재회(Santillana del Mar-San Vincente de la Barquera :34.13km)

# 알베르게 자리가 적어서인지 어제 좀 늦게 도착한 청소년들은 야외에서 침낭을 펴고 잤다. 아침에 빨래 걷으러 나가보니 맨땅에 누에고치 4마리가;;; 간밤에 무척 춥던데 잠잔 것 같지도 않겠다ㅜ 사실은 나도 잠을 좀 설치긴 했다. 밤늦게까지 왁자지껄 하시던 스페인 아주머니들이 아침 5시 반부터 ..

#15. 키다리아저씨 파스칼(Santander-Barreda-Santillana del Mar:43.57km)

# 어제 알베르게에서 유독 늦게까지 불을 밝혀둬서 잠을 설칠 뻔 했다. 잠이 안 와 몇 분째 엎치락 뒤치락~ 침낭을 뒤집어 쓸까 하다 더워서 그냥 눈만 감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누군가 어눌한 발음으로 내 이름을 나지막이 부른다. "쑤늉, 쑤늉~" 날 숭늉이라 부르는 사람은 파스칼 뿐이다. 그렇게 일러..

#14. 여행자와 순례자 사이(Guemes-Santander : 11.56km)

# 아침에 짐을 꾸리는데 괜히 아쉽다. 오늘 일정이 여유롭게도 하고 알베르게에 정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다같이 늦게 출발하는 분위기다. 김수미 목소리의 프랑스인 아줌마와 까트린은 인사를 하고 먼저 떠났다. 느긋하게 침낭을 개고 배낭을 꾸리는데 옆방의 다솜이와 마주쳤다. 같이 길을 나서다 ..

#12.산티아고 가는 길은 산티아고 가는 길이 아냐(Santona-Guemes:22.24km)

# 알베르게에서 또 모기떼를 만나 전쟁을 치렀다. 왱~ 소리만 나면 그때부터 잠을 못 자겠다. 뿌리는 약을 짊어지고 다닐수도 없고 불을 켜고 잡을 수도 없으니 고역이다. 물리지 않기만을 바라며 침낭으로 둘둘 싸매고 있을 수 밖에... 머리도 못 말린 채 길을 나섰다. 마을길을 따라 쭉쭉 가다가 스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