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비 오는 날(La Isla-Sebrayu : 16.02km) # "오면서 힘들었던 적 있어? 사람 때문이든, 무엇 때문이든..." 그렇게 멀리서 어떻게 오게 됐냐며 묻던 이유르츠가 말한다. 다들 내게 궁금해하고 신기해하던 것이지만 이 친구는 뭔가 알고 있기라도 한 듯 얘기한다. 그 때의 악몽 같은 상황이 떠올라 다신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어느 새 얘..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
#20. 맛있는 초대(San Esteban de Leces-La Isla : 20.26km) # 포르투갈인 자전거 순례 가족과 마치 한 식구처럼 모여 아침을 먹은 뒤 알베르게를 출발했다. 작은 마을들을 지나 차도도 타고 숲길도 지났다. 항상 산길이 껴 있는 까미노. 길이 험할수록 튼튼한 신발에게 새삼 고맙다. # Prado가 나오길 바랐는데 다른 지명이 계속 나왔다. 차도(N-632)를 따라 계속 가..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3
#19. 대비(Llanes-Ribadesella-San Esteban de Leces : 35.23km) # 알베르게와 붙어있는 Feve역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기차같이 생긴 페브를 타고 바다도 지나고 넓은 들판도 지난다. 배낭여행을 하면 늘 이런 기분일까? 걷기만 하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질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그렇지도 않다. 오늘 알베르게는 어떨까, 몇 km 더 가야 마을이 나올까, 저녁은 뭘 먹..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3
#18. 苦盡甘來 (Colombres-Llanes : 22.29km) # 눈을 떴는데 방에 나만 멀뚱~ 비비카와 이헨느 모두 새벽에 출발하셨나보다. 잽싸기도 하시지;;; 간만에 싱글룸의 자유를 누리게 됐다. 불도 켜고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침낭을 털러 밖으로 가지고 나갔는데 신발이 한 켤레 더 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누구지? 하며 침낭을 탁탁 터는데 뒤..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3
#17. 유난히 길었던 하루(San Vincente de la Barquera-Colombres:17.43km) # 알베르게를 나서는데 헤닝이 뒤따라오며 묻는다. "오늘도 버스타고 갈거야?" 걷는다고 당당하게 말한 다음 길을 잃었다;; 동네 청소년들의 도움으로 콜롬브레스로 향하는 길에 겨우 접어들었는데 이건 까미노 루트가 아닌 차도였다. 그나마 갓길이 제대로 되어있는 편이고 아침에 구름이 많이 껴서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2
#16. 재회(Santillana del Mar-San Vincente de la Barquera :34.13km) # 알베르게 자리가 적어서인지 어제 좀 늦게 도착한 청소년들은 야외에서 침낭을 펴고 잤다. 아침에 빨래 걷으러 나가보니 맨땅에 누에고치 4마리가;;; 간밤에 무척 춥던데 잠잔 것 같지도 않겠다ㅜ 사실은 나도 잠을 좀 설치긴 했다. 밤늦게까지 왁자지껄 하시던 스페인 아주머니들이 아침 5시 반부터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2
#15. 키다리아저씨 파스칼(Santander-Barreda-Santillana del Mar:43.57km) # 어제 알베르게에서 유독 늦게까지 불을 밝혀둬서 잠을 설칠 뻔 했다. 잠이 안 와 몇 분째 엎치락 뒤치락~ 침낭을 뒤집어 쓸까 하다 더워서 그냥 눈만 감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누군가 어눌한 발음으로 내 이름을 나지막이 부른다. "쑤늉, 쑤늉~" 날 숭늉이라 부르는 사람은 파스칼 뿐이다. 그렇게 일러..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2
#14. 여행자와 순례자 사이(Guemes-Santander : 11.56km) # 아침에 짐을 꾸리는데 괜히 아쉽다. 오늘 일정이 여유롭게도 하고 알베르게에 정이 들어서이기도 하고. 다같이 늦게 출발하는 분위기다. 김수미 목소리의 프랑스인 아줌마와 까트린은 인사를 하고 먼저 떠났다. 느긋하게 침낭을 개고 배낭을 꾸리는데 옆방의 다솜이와 마주쳤다. 같이 길을 나서다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1
#13. Eat, Pray, Love? (Guemes) # 호스피탈레나와 까트린의 끈질긴 권유에 넘어가고 말았다. 이 곳에 하루 더 묵기로 한 것. 여기가 예쁘고 좋더라도 하루만 있으려 했으려 했는데 너무 아쉬웠던 까닭도 있다. 다들 여유롭게 출발하는 분위기였다. 나 외에도 까트린, 독일인 커플이 더 묵기로 했다. 이제 알베르게를 도와 청소를 하기..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1
#12.산티아고 가는 길은 산티아고 가는 길이 아냐(Santona-Guemes:22.24km) # 알베르게에서 또 모기떼를 만나 전쟁을 치렀다. 왱~ 소리만 나면 그때부터 잠을 못 자겠다. 뿌리는 약을 짊어지고 다닐수도 없고 불을 켜고 잡을 수도 없으니 고역이다. 물리지 않기만을 바라며 침낭으로 둘둘 싸매고 있을 수 밖에... 머리도 못 말린 채 길을 나섰다. 마을길을 따라 쭉쭉 가다가 스페..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