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다시 만난 사람들, 다시 만날 사람들(Baamonde-Miraz : 14.9km) # 아직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이라 이르다고 생각했는데 신발장을 보니 남은 등산화는 내 것까지 딱 4켤레 뿐이다. 같은 방을 쓴 세 분 모두 어르신이었는데 새벽에 준비하시는 듯하더니 다 출발하셨나보다. 짐도 참 조용히, 신속하게 싸신다. 언제쯤 난 그런 요령이 생길까나... 어제 또 내가 저녁 먹는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7
#30. 앞으로 다가온 일주일(Vilalba-Baamonde : 19.30km) 이상하다. 여기 사진도 적잖이 날아갔다. 컴터 용어를 스페인어로 알아갔어야 하는 건데ㅠ 인터넷 카페에 들른 다음날 사진만 듬성듬성 빠져있는 걸 보면 내 덜렁거림 때문이라고밖엔 설명이 안 된다. 그래서 더 속상하다-힝ㅜ # 어제 밤 10시쯤 자리에 누웠는데 몸이 너무 피곤해서인지 잠이 안 오는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6
#29. 별책부록 4km(Gontan-Vilalba : 20.81km±4km) # 아침도 주방은 붐볐다. 차 끓이고, 파스타 만들고, 빵 썰고, 저마다 분주하다. 어제 타바코에는 실온용 요거트 한 가지만 있어 샀는데 오히려 이게 편하고 좋은 것 같다. 아침식사용으로 갖고 다니는 무슬리를 요거트통에 조금 덜었다. 잠시 뒀다 불려서는 냠냠 먹고 있는데 주방에서 치익-하고 타는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6
#28. 공포의 N-634(Mondonedo-Gontan : 16.39km) # 다들 동 트기 전부터 서두르더니 알베르게가 텅 비었다. 인사하고 짐 꾸리고 하다보니 어느덧 9시, 내가 제일 늦게 나왔다. 마을을 빠져나오면서 오늘도 또 헤맸다. 동네가 클수록 알베르게를 찾아 들어갈 때나 다음날 길을 떠날 때 가장 어렵다. 친숙한 N-634도로 표지판이 있어 그 길로 들어섰는데 갓..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6
#27. 천사를 만나다(Ribadeo-Mondonedo : 35.68km) # 오늘이 바닷가를 지나는 마지막날이다. 이제 내륙으로 들어서면 피스테라에 갈 때까지 파란 바다가 그리워지겠지:) 알베르게 앞에서 바다 보고 가려고 서둘러 나오는데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 물결따라 배가 일렁이는 게 보일 정도다. 금방이라도 비가 후둑후둑 떨어질 것 같았다.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5
#26. 100km의 대가(Aviles-Ribadeo : 129.65km) # 오늘은 매우 긴 여정을 떠나야 하는 날이다. 거의 일주일치 거리를 한 번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이제 산티아고까지 330km남짓 남았는데 날짜는 10여일 밖에 없다. 큰 맘 먹고 버스로 100km정도의 구간을 지나가기로 했다. '이럴 거면 해안길로 왜 온 걸까' 하는 생각이... 잠깐, 아주 잠깐 들었다. 매일 25km..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
#25. 가뭄에 단비(Gijon-Aviles : 24.61km) # 눈 뜨자마자 0.1초만에 든 생각 - '아, 여기서 마지막이다.' 3일 동안 머물며 많이 안정을 찾아서일까, 의미있는 곳이어서일까.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무거운 배낭이 어깨에 내려앉는 순간 실감이 났다. 주인 아저씨가 만들어주신 따뜻한 카페 콘 레체를 마시고 체크아웃을 했다. 햇살이 내리쬐는 아..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
#24. 다시 비우러 가는 길(Gijon) # 그간 미뤄진 일들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오늘따라 기지개를 일찍 켜다 다리 쥐가 올라서이기도 하지만;; 아침을 먹은 뒤 바로 나가려다 점퍼와 우비가 생각났다. 다시 방으로 올라가 뜨거운 물에 한 번씩 더 담갔다가 걸어놓았다. 이러다 베드버그 때문에 결벽증 생길 것 같다. 건조한 날씨에 ..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
#23. 헤닝의 진지한 선물(Gijon) # 오늘도 역시 다리에 쥐가 나서 깼다. 머리가 띵 한게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물린데는 수포가 여전히 붉게 올라와 있지만 다행히 퍼진 곳은 없었다. 1층에 내려갔는데 아침 먹는 곳이 무슨 바를 하나 옮겨다놓은 것 같다. 주인이 갓 뽑은 카페 콘 레체와 갖가지 빵을 준비해준다. 어제 하루종..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
#22. 내겐 너무 버거운 그 분(Sebrayu-Villaviciosa-Gijon : 35.03km) # 몸이 영 찌뿌둥하다. 기지개를 쭉 켜니 다리에 또 쥐가 오른다. '하루라도 그냥 넘어가는 날이 없군.' 다리를 주무르고 사다리를 내려오려는데 얼굴이 한쪽이 화끈화끈하다. 손으로 오른쪽 뺨을 만져보니 무언가 볼록볼록 돋아나 있다. 느낌이 이상해 화장실로 달려갔다. 이런,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 2010/Camino de Santiago-del Norte 2010.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