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propre pensée

Taschen

yurinamu 2015. 1. 24. 06:42








평소에 모아둔 beaux livres 중 괜찮은 게 있으면 보내달라는 엄마 얘기에 

간만에 벼룩시장엘 가야 하나 생각 중이었다.

맘에 드는 것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뿐 더러 

여태까지 돌아본 바 벼룩시장에 나온 도록은 상태가 그닥이었다. 


이렇다 할 책을 못 만난 걸 아쉬워하던 차에 

문득 타셴이 생각나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Vente privée를 한단다!!!!우오!!!!

당일 아침 10시 개장에 맞춰 가기로 해놓고 2시간이나 늦게 도착해 버렸다. 

오데옹에 내리자마자 무겁디 무거워 보이는 타셴 봉투를 서너 개씩 낑낑 거리고 들고 오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마음이 조급해져서는 발길을 재촉했다. 이미 매장은 전쟁터...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도록을 한 아름씩 들고 있었다.

이렇게 살벌한 책 쇼핑은 또 처음이군.


고전 회화, 건축, 패션, 사진 중심으로 둘러 봤는데, 하나 둘 고르다 보니 맘에 드는 책이 너무 많다. 
사람들도 일단 욕심껏 집은 다음, 더 이상 두 손에 들 수 없는 정도가 되었을 때 한 자리에서 정리하는 분위기ㅎㅎ
프랑스 사람들, 다른 건 몰라도 하여간 책 욕심은 알아줘야 한다:) 

할인을 많이 해도 작품이 많이 실려 있는 도록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ㅠㅠ 

무얼 하나 사더라도 몇 번이나 고민해야 하는 학생으로선 더더욱 부담이 크다.

그래도 한국에서 구하려면 더더욱 힘들거니와 평소 가격으론 욕심조차 낼 수 없는 수준이기에^^;;

고르고 골라 8권 정도를 집었다. 줄여도 줄여도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다며ㅋㅋ

대신 솔드 기간 내내 봐 두었던 겨울 코트를 포기하기로 했다.

됐어. 옷보다 도록이야.


낑낑대며 카페에 들어갔는데 팔이 부들부들 떨려 커피잔이 덜덜덜덜ㅋㅋ

근데 그 와중에 홈페이지에 올라온 책도 궁금한거다. 결국 카페에 앉아 열 권 정도를 더 구입했다.

몇 시간 죽치고 앉아 원고를 보내고 집에 오는데 와... 팔이 빠질 것 같았다.

이사한 후로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날이었다.

책을 큰 쇼핑백에 두 겹으로 포장해주었는데 

집에 거의 다 다다랐을 때 손잡이가 다 끊어졌다.


근데 너무 기분이 좋은 거다. 

올 때도 계속 웃으면서 오고 동네에 와선 콧노래 부르며 들고 왔다. 

신나는 감정이 아픔을 이겼다. 


도록에 파묻혀

참 행복한 겨울밤이다. 

정말이지 요 근래 들어 가장 행복했다.


아참, 배부른 행복감을 맛보게 해 준 엄마한테도 감사:)




+ 오늘 수업 끝나고 또 질렀다......하아..........

친구 2명까지 대동하고 갔는데 그 친구들도 결국 한 아름 안고 갔다ㅋㅋ

정말이지 파산하겠다. 코트에 남았던 1%의 미련마저 없어졌다.

당분간 식사는 샐러드로-

그래도 웃음이 비실비실 나온다. 미친겐가ㅋㅋ





'Ma propre pensé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꽃의 역사  (0) 2015.01.29
한겨울에 봄 그리기  (0) 2015.01.24
Cher Elvis  (0) 2015.01.13
JE SUIS CHARLIE  (0) 2015.01.10
다른 것이 틀린 것일까  (0) 201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