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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브렌트 이야기], 해리엇 제이콥스

yurinamu 2011. 5. 13. 17:06

 

 

흑인 노예 소녀의 자서전이다.

1861년 참혹한 노예제의 실상이 그려진 이 소설이 린다 브렌드라는 가명으로 출간된다.

노예제의 비인간적인 측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이유로 이 소설은 허구로 받아들여지지만

이후 이 기록이 픽션이 아닌 서사, 즉 사실임이 밝혀지면서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노예주에서 태어나 주인으로부터 억압과 학대를 받은 내용이 마치 일기를 보듯 선명하게 묘사되어 있다.

노예의 가족, 자손들까지 대물림 되어 가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주인 마음대로 돈을 주소 사고 팔 때, 그들의 결혼이나 개인 생활을 인정하지 않을 때는 놀랍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렇게 주인(이라는 말부터 비인간적이다)의 부속물만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것이

노예주란 곳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았다.

 

<주인들에게, 하느님이 숨을 불어넣어 만든 이 기계들은 집에서 기르는 말이나 밭에서 재배하는 목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본문 중)>

 

흑인 노예제나 인도의 카스트제도 등을 교과서적으로 배울 때와는 다른, 그야말로 충격적인 실화였다.

실제로 일어났다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 소설이 출간될 당시 픽션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도 이 때문이었을까?

주인공은 마음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외출하지도 못한다.

길에서 람을 마음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식탁보 조각 하나 가질 수 없다.

사랑할 권리도 앗아가버린 주인 밑에서 온갖 핍박을 겪고 공포에 떨며 지내다가 목숨을 걸고 주인집에서 탈출한다.

쫓고 쫓기는 과정이 100야드 떨어진 어느 집 다락방에서 7년간 숨어지내며 쓴 편지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리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곳에 숨어 아이들의 말소리나 손님들의 대화로 안부를 전해들으며 살 때는

새삼 그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이렇게 모질고 강하게 만든 노예제에 전면으로 맞서면서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였던 노예 여성 문제와 실상을 고발하는 계기가 된다.

노예제해방운동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나 참혹한 일이지만

그녀의 뜻이, 그녀의 이야기가 기념비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