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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위로한다], 이홍식

yurinamu 2011. 4. 20. 12:40

 

 

 

<뛰는 사람보다 걷는 사람이 행복하고, 걷는 사람보다는 자기집 문 앞에 앉아 지나가는

순례자를 쳐다보는 사람들이 더 행복해 하는 것을 보았다. (본문 중)>

 

사과 하나를 쥐어주며 힘내라고 어깨를 토닥여주시던 아주머니와

정갈한 차림으로 꽃을 들고 서서는 길목에서 순례자들에게 힘찬 인사를 보내시던 아저씨가 생각난다.

병아리처럼 쪼르륵 서서는 손나팔을 만들어 '부엔 까미노' 인사하던 꼬마들까지..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하나같이 행복한 모습이었다.

 

저자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은 길이 없을 때가 아니라 길이 너무 많은 때가 아니었나 한다.

히말라야와 산티아고길을 오르며 얻은 깨달음이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하며

정작 자신을 돌보고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터라

걷기명상을 통해 치유하는 방법을 터득했노라고 말한다.

혹자에겐 그닥 특별하거나 단시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 의미있다.

길을 걸으며 그것을 그림으로 남긴 방법도 꽤 괜찮아보였다.

 

그가 정신과 의사이다보니 일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있을 줄 알았다.

감당하지 못할 만큼 힘들어서 온 사람들의 하소연을 매일 같이 듣고 앉아있으니 얼마나 고될까 싶었다.

물론 이렇게 찾아온 사람들과의 상담 이야기나 이로 비롯된 자신의 고민도 쓰여있지만

가족 혹은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더 많다.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다.

 

가령 저자의 아내는 좋은 추억을 저금통에 저축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미워질 땐 그 사람과의 좋은 추억을 떠올려 용서한다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마웠던 기억, 그 사람으로부터 행복했던 기억을 차곡차곡 쌓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써두었다.

상사는 똑똑하고 곧은 아랫사람에게도 질투심을 느낀다는 것을 들며

옳은 말을 할 때라도 겸손한 태도가 미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옳고, 합리적인 제안이라 생각하더라도 최종 선택과 결정은 윗사람의 몫이란 것.

인생선배가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