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예술가'라 자칭하는 저자 프랭크 워렌의 원래 직업은 큐레이터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도 아니었지만
어린 시절 '자신에게 되돌아 온 엽서'에 대한 추억을 계기로 이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글쓰기와 시각예술이 결합된 비밀엽서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자아를 건드리고
자신이 직접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저자 자신도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감정의 골에서 벗어나는 치유를 경험했다고 한다.
엽서 3,000여장으로 시작한 소규모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15만장의 고해성사서로 날아들어온 것은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미국정신건강협회로부터 자살방지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별상도 수상했다.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자기 안의 불안한 것, 부끄러운 것, 고통스러운 것을 간단히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엽서가 나의 비밀을 듣고 말하지 않는 바람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수천 개의 비밀을 보고 난 후
나는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 비밀을 지킨다고 믿지만
사실 비밀이 우리를 지키고 있음을 알았다.
우리를 그토록 비정상이라고 느끼게 한 것들이
사실 우리를 모두 똑같게 만든 것이다. (서문 중)>
엽서에 쓰인 저마다의 고백들은
얼마나 꼭꼭 감춰두었던 끝에 내뱉은 한 마디인지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단어 하나하나, 그림 하나하나에도-
적어도 여기 엽서에서만큼은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어도 될 상황이지만
털어놓은 것들이 꼭 비밀을 안고 왔던 지난 시간만큼이나 고민스럽고 조심스러워 보였다.
"두 종류의 비밀이 있다: 남에게 숨기는 비밀과 자신에게 숨기는 비밀"
(There are two kinds of secrets: those we keep from others and we hide from ourselves"
엽서를 모아 갤러리에서 전시회도 열었다는데, 벽에 걸린 내 비밀을 발견하는 기분은 어떨까-
마음의 짐을 툭 내려놓은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한편으론 조마조마하기도 하겠지:)
사람들이 보낸 여러가지 비밀엽서를 책으로 보면서
'나만 힘든게 아니구나', '세상은 역시 혼자 사는게 아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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