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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윌리엄 레이몽

yurinamu 2011. 4. 10. 12:21

 

 

더 좋은 음식을 찾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데도 비만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전세계적으로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고 소아비만 또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카시트 회사에서 갈수록 큰 사이즈의 카시트를 생산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비만자 전용 휴가촌이나 지방흡입술 등 미용성형도 호황을 누리게 되었고

야구 관중석 좌석, 옷 사이즈, 심지어 관 사이즈도 예전에 비해 커졌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적당량을 초과한 1인분에 길들여져 있고

그들 중 상당수가 프랑스나 일본을 여행하면 음식량이 모자란다고 불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량이 프랑스보다 최소 25% 더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재료비가 더 싸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비만을 부추기는 것은 결국 시스템과 소비습관의 문제였다.

마트에서 파는 음식의 양도 더 많으며, 요리책에도 같은 음식에 더 많은 재료를 사용하도록 표기해 놓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예전에 비해 높아진 음식 열량을 감안하면 푸짐한 음식은 치명적이다.

 

비만 유행병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나 식습관과도 문제가 있다.

미국 중고등학교를 다닌 친구는, 탄산음료는 무료이고 물은 유료라서

학생들은 자연스레 손만 뻗으면 마실 수 있는 콜라나 스프라이트를 찾는다고 했다.

그게 버릇이 되어서 한동안은 식사할 때에도 항상 탄산음료를 두곤 했다고.

 

HFCS가 잔뜩 들어간 탄산음료를 13-18세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2,3캔씩 마신다고 한다.

스포츠음료와 과일주스까지 합치면 그들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과 당분은 상상을 초월한다.

저자는 학교 예산을 지원받고 자판기를 들여놓는 공립학교, 이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는 탄산음료 업체들에

어린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에 들어가는 성질도 변화했다. 아니, 그렇게 만들었다는 편이 나을 것이다.

설탕이나 사탕무로 단맛을 내는 것보다 HFCS라는 물질을 넣었을 때 단맛이 훨씬 증가한다.

육즙이 많고 토실토실한 닭고기는 곡물사료와 호르몬을 다량 주입해 21주에서 7주로 생산주기를 단축했다.

이것은 '성장이 지나치게 빨라 심장과 폐가 몸무게를 지탱할만큼 발달한 시간이 없을 정도'라고..

소금과 인산염을 섞은 물에 담가 평균 12%가량 무거워진 '육즙강화'고기를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일산화탄소, 질소, 이산화탄소를 쐬는 가스치환포장으로 2주가 지나도록 선홍색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토마토가 진균류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염소수에 푹 담그거나, 에틸렌가스로 숙성시키는 것,

인공착생제로 예쁜 색을 입혀주는 것도 이와 같은 경우다.

 

미국의 육류가공공장에서 렌더링(rendering)하는 작업도 충격적이다.

하긴 그렇게 넘쳐나는 가축 부산물들로 온 나라가 오염되지 않는 것을 보면 어딘가에 쓰인다는 뜻이겠지ㅜ

가축을 도축하고 남은 부산물을 한데 모아 분쇄한다. 1시간 정도 끓여 떠오르는 노란 지방덩어리는 립스틱, 데오드란트, 비누 등을 만드는 원료가 되고

나머지는 건조시켜 다시 분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회색 단백질 가루는 가축들의 영양보충사료에 첨가된다.

화장품이나 젤리, 펄 등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들었던 바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문제는 원료다.  

가축 부산물이라 하는 것에는 폐유와 음식찌꺼기,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가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포장이나 스티로폼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동물병원에서 온 비닐, 안락사한 동물사체까지...들어간단다.

미국 생산공장이라고 하지만 결국 돌고 돌아 우리 몸에도 들어오겠지ㅜ

 

저자는 미국에서 실험하고 연구한 예를 주로 들었지만,

자국인 프랑스에서도 비만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대처방안이 예전 미국의 그것을 답습한다고 지적한만큼

비교적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는 아닌 듯 하다. 

건강한 음식 찾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지고 비싸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