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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Zone], 차동엽

yurinamu 2011. 4. 12. 10:38

 

 

저자는 소위 바보같다 라는 말을 이렇게 해석했다.

바보같이 순진한 것은 삭막함을 해갈해주는 것이고,

바보같이 우둔함은 끄떡없이 버틸 수 있게 하는 방어벽이며,

바보같이 웃는 것은 천성이 이미 지복의 경지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한 외국인교수는 1980년대 한국사회가 흥부의 시대 같았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요즘은 착한 흥부의 삶보다 영리하고 처세에 밝은 놀부의 삶이 본보기가 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저자도 이렇게 잔머리와 권모술수가 만연한 사회에서 바보가 설 자리는 없는지,

그래서 바보에 대한 향수가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한 듯하다.

 

바보는 감성지수(EQ)와 의지지수(PQ)가 발달된 결을 지니고 있다 했다.

타고난 기질에 습관이 더해지면 일관된 특성, 즉 '결'로 빚어지기 마련인데

바보는 이런 고유의 결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직하고 동정심이 많고 큰머리를 쓸 줄 안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런 바보들의 특성을 12가지 블루칩으로 제시해 두었는데

이를 총망라한 것이 돈키호테의 노래가 아닌가 싶다.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중

 

한낱 망상에 이르는 생각이 아닌 행동하는 것,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을 가는 것.

 

우리나라에선 특히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어렵다.

때론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결단을 내리기까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학창시절부터 우린 사회에서 기대하는 지위와 역할에 부응하는 것이 '사회화'라고 배웠다.

전체와 잘 융화되는 것이, 무난하게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길이라 배웠다.

어쩌면 그 사회화라는 것을 통해 그럴듯한 길만 찾아다닌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 스마트한 이들에겐 뇌가 있지만, 바보들에겐 배짱이 있지.

스마트에게는 계획이 있지만, 바보에게는 이야기가 있지.

스마트한 이들은 비판을 하지만 바보는 행동하지.

당신은 바보를 앞설 수 없다. 바보는 머리보다 심장의 명령을 따른다. ...' -디젤 광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