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을 향해 보잉747기를 몰고가기까지 이야기다.
한 마디로 주인공 조일이 테러를 꾸미기까지의 과정이다.
물론 구스타브 에펠이 아멜리(Amelie) A를 본따 지었다는 에펠탑 이야기나
프뇌 병으로 천재 소설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알리에노르 이야기,
면세점에서 산 위스키 한병을 들고 조종실에 난입한다는 치밀한(?) 계획까지 모두가 픽션이다.
하지만 환각버섯으로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묘사나
탐탁치 않은 이름을 갖게 된 주인공의 심정을 끝까지 붙들고 가는 느낌은 소설로 완전히 몰입하게 한다.
# 죽는 순간이 다가오면 일 초 만에 인생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눈 앞을 지나간다던가.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파노라마에 넣을 이미지들을 고르기 위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제쳐두고 제일로 좋았던 순간들만을 골라 편집하기 위해.
아니면 그 짧은 영화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본문 중)
# 그녀가 벙어리장갑을 다시 꼈다.
아파트 안이 얼마나 추운지 공기에 각을 잡아 뚝뚝 잘라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본문 중)
# "언젠가 제가 알리에노르의 글 중에서 어떤 한 단락이 정말로 멋지다고 칭찬을 줄줄이 늘어놓은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알리에노르가 눈을 감더군요.
'뭐야, 이 반응은?'
제가 물었죠.
그랬더니
'네 말 속으로 숨는 거다.'
라고 대답하는 거에요."(본문 중)
아멜리 노통의 소설엔 항상 공감하는 부분과 '와' 할 만한 표현이 있다.
적어두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특히 파노라마에 대한 생각, 언젠가 저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찰나의 순간, 내 인생의 스틸 컷들이 화르르륵하고 영화처럼 보여진다면
어떤 장면들이 지나갈까.
그걸 기록해 볼 수 있을까.
근데..... 있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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