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나오자마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도서관에서 보고 아차 싶었다.
그 때는 산티아고에 가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고 단순히 느낌만으로 고른 책이다.
다른 건 몰라도 2년 전 그날, 어디론가 무척 떠나고 싶었던 모양이다.
산티아고의 의미를 알고 나니 그렇게 보인다.
그 곳이 이 곳이었구나..
그러고 보니 우연히, 참 자주 마주쳤던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이다.
지금은 순례자들에게 익히 알려진 그 곳을 걸으며 하루하루 일지처럼 써내려간 이야기다.
모든 여행기를 대하듯, 저자의 감성과 이야기를 오롯이 느끼며 빠져드는 것으로 족했다.
나만의 이야기니까.. 머지않아 가게 될 그 곳에서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쓰리라 다짐하며 책장을 넘겼다.
공감 1. 삶은 우리가 얼마나 무엇을 이루었느냐의 합계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바랐느냐의 합계다.
- 주목할 것은 '바랐느냐'보다 '절실하게'다. 지금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순례길에 더 절실히 깨닫게 될 것 같은 말이다. 무한도전에서 일본의 쓰바사 복싱선수를 인터뷰한 것이 문득 떠오른다. 매서운 눈으로 연습을 하다가도 이내 소녀같은 웃음을 짓는 그녀에게, mc는 이번 경기에서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장난섞인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진지하게 답한다. '집념이 더 강한 사람'이라고. 더 절실하게, 더 치열하게 원한 사람이 승자가 될 것이란 걸 몸소 깨닫고 있었다.
공감 2. 코엘료는 이렇게 말했다. "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이런 화두도 던졌다. "마음이 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시오."
- 순례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까미노에 온 계기로 파울로 쿄엘료의 [연금술사]를 이야기한다.
공감 3. 여자들이 소지품이 많은 이유는 비밀이 많기 때문이란다. 폭이 20센티미터 남짓한 핸드백에 자신의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넣어 다니는 게 여자라고.
- 그러고 보니 여자들이 지니고 다니는 것이 참 많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여자들의 가방에 저마다 비밀을 한 아름씩 지고가는 것 같아 재밌다. 학창시절 펜을 100개쯤 넣어서 책 무게보다 더 나가는 필통을 들고 다녔던 친구들, 화장을 시작한 새내기 시절 어느 여자가 파우치에서 립글로즈 5종을 꺼내 단계별로 바르는 것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떠올라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가방이 클 수록 비밀이 많은걸까 라는 어이없는 생각도 해보며.. 어쨌든 여자는 소지품에 대한 욕구가 대단한 종족이라는 데 동감이다. 하지만 여행에서만큼은 이런 욕구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행 경력과 짐의 무게는 반비례한다고 했던가. 경험담들을 보면 순례길에서는 짐과 타협하지 않으면 민폐끼치기 십상이다. 그곳에서는 효과적으로 비우는 법을 배우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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