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반납하고 돌아서려는데 데스크에 놓인 책 한 권이 번쩍 눈에 띄었다.
방금 누군가 놓고 간 따끈따끈한(?) 반납도서다.
'이건 데려가라는 계시야.'
이럴 때만 유독 잘 통하는 마음의 계시:)
있는지 알았더라면 진작 데려왔을 거라며 툴툴대지만 이제라도 발견한 내 눈이 기특하다.
참 매력적인 뮤지션이라 생각했던 저자가 자기 이름을 걸고 낸 책은 어떻게 썼을까..
요즘 다른 이들의 책에서 심심찮게 그녀의 서평을 만난다. 언제부턴가 주의깊게 읽는 버릇이 생겼다.
사실 호란이라는 뮤지션의 팬이 된 것도 신문의 칼럼을 보고 나서였다.
본인의 경험이나 일상을 한 가닥 잡아 이야기를 꾸려나가는데 마지막은 항상 여지를 준다. 생각해볼 여지.
나도 이렇게 쓰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스타일은 나중에 내가 읽거나 남이 읽어도 몰입이 빠른 편이다.
어쨌든, 나를 사로잡은 스타일이 이러하다.
호란표 문장에는 그녀만의 매력과 고집, 주관, 열정, 힘이 잘 묻어난다.
또 문학을 좋아하고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간중간 엿보인다.
공감 1. 세상의 테두리 밖으로 벗어나지 않고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주장할 수 있는 세상이 나는 훨씬 탐난다.
- 고상한 평준화를 꿈꾸는 이 세상에서 모난 점을 그대로 두는 것만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지금은 이 세상이 바뀌길 기대하기보다
내가 가상한 용기를 내는 편이 낫다. 그게 결국 나를 지키는 길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 마리 다리외세크, [암퇘지](원제:Truismes)
프란츠 카프카 외, [환상동화]
오쿠다 히데오, [공중그네] [면장선거]
알랭 마방쿠, [아프리카 술집 외상은 어림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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