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ace culturelle/*.* (E)

Appartement de Le Corbusier

yurinamu 2015. 2. 2. 08:24



얼마 전 타셴에서 '건축가의 집'이란 책을 발견했다.

흥분하며 그 책을 같이 고른 친구가 16구에 르 코르뷔지에 재단이 있다는 걸 귀띔해줬다.

당장 가봐야 겠구나 싶어 홈페이지를 뒤졌고 재단 외에 가 봐야 할 곳도 체크해 두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가 중 한 명인 르 코르뷔지에. 

그의 작품인 Cité Universitaire 스위스관이나 서베를린에 있던 아파트도 가 보았는데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심플한 디자인이 좋았다. 

오늘은 그가 살았던 아파트에 가 보기로 했다. 


실제 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라 토요일 하루로 개방을 제한하고 있었다.

친구집 가듯 벨 누르고 들어가 쪽문을 나선 뒤 계단을 올랐다. 

그의 아파트는 7층 꼭대기에 있다. 

문득 소용돌이뱅뱅계단을 토나오게 올라야 하는 7구 집이 떠올랐다. 

이웃들이 사는지 어쩌는지 아파트 전체가 고요하기만 했다.

헥헥거리는 숨찬 소리와 갈수록 무거워져가는 발소리가 이들은 익숙하기도 할테다. 


문을 열자 눈 앞에 나타난 거대한 '공간'과 소용돌이 계단.

일단 굉장히 넓었는데 거실에서 보기에는 아파트라기보다 넓은 아뜰리에 같았다.

거대한 문과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벽으로 공간을 재단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옷을 짓는 재단사처럼 직선과 곡선으로 뚝뚝 나눠놓았는데 유려한.

가구나 장식품이 별로 없어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 있다. 


개미굴처럼 중앙-방-또 다른 방-또 다른 밀실 식으로 이어져 있었다. 

오직 그, 한 사람의 움직임과 편의에 맞게 잘 맞추어진 한 벌의 옷을 보는 듯 했다.

특히 단촐하게 놓여있는 세면대와 바깥 풍경이 훤히 보이는 책상이 마음에 들었다.

이젤이 놓여있는 넓은 공간도. 


알고 싶었던 건 벽 군데군데 그려진 막대채색도(?)다.

파란색, 빨간색, 아이보리색, 진갈색.. 어디에도 벽이 칠해진 곳이면 저것이 있었다.

급기야는 각 방마다 돌아다니며 저 채색도를 찾아보았다.

부엌에는 조리대벽면 아래쪽에 있었는데 쭈그리고 앉아 열심히 보다가

때마침 들어온 노부부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적잖이 당황하신듯.

근데 저게 뭘까.....다음에 재단 보러 갈 때 관계자에 물어봐야겠다.


비바람치고 영하로 떨어진 날이었지만

발은 물집이 생겨 띵띵 부어올랐지만

아- 참 기분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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