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ace culturelle/*.* (E)

Membre Etudiant de l'ICOM

yurinamu 2014. 12. 30. 22:36


크리스마스 이브, 산타의 선물처럼 우편함에 들어있었다.

서류를 준비해 보낸 지 한 달쯤이 지나 받게 된 이 카드는 

국제박물관협의회 멤버십 카드이다. 


가입 대상의 카테고리가 세분화 되어있는데다 

학생 멤버 가입조건도 극히 제한적이라 서류를 보내기 전 고민했지만

우리 학과 특성과 muséologie 수업 덕택에 무사히 가입신청을 할 수 있었다.


전시나 영화, 공연을 좋아하고 틈틈이 짬을 내 보려고 하지만

막상 학교를 다니면서, 논문을 쓰면서는 쉽지 않다. 

특히 연극 같은 경우 언어의 제약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강국이라 인정할 만한 이 나라에서

관련 공부를 하며 엄청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친구 권유로 가입한 뒤 ICOM이 뭔지에 대해 진짜 알게 되었지만^^;;

협회에 등록된 전세계의 거의 모든 박물관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전시도 볼 수 있다.

특히 이 나라에는 크고 작은 박물관과 볼만한 전시가 많아 유용할 듯 하다.


한국에서는 나름 공연,전시, 연극, 영화 등을 다양하게 찾아보고 즐길 줄 안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프랑스에서 관련 공부를 하면서 같이 수업하는 학생들의 안목과 교수님들의 혜안, 지식들은

나의 얄팍한 교양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1학년 첫 수업에서 교수님은 (난 들어본적도 없는) 한 유럽권 감독의 단편영화를 짧게 보여주셨는데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자신들이 알고 있는 배경 지식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곤 '배경음악?' 하는 교수님 한 마디에 제목과 아티스트를 줄줄 읊어냈다.

좌절, 또 좌절이었다. 

'이건 단지 난 너희와 문화권이 달라서야' 라고 나 자신을 위안하기엔 너무 부끄러운 수준의 충격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문화 혜택을 누리고 예술과 인문학을 가까이 해 온 

이들의 남다른 배경이 부럽고 어떨 때는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동네의 크고 작은 축제와 학교 연극제부터 시작해 규모있는 페스티벌과 전시까지 

접하면 접할수록 문화강국임을 새삼 실감한다.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는 것은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경로를 많이 확보해야 하는 것이었고

많이 보고 듣는 일차원적 방법이 우선적으로 필요했다. 


조금씩, 여기에 머물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

문화적 경험치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져만 간다. 

내년에는 더 감사하며, 즐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