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propre pensée

C'est un melange d'amour et de haine.

yurinamu 2012. 11. 2. 01:15

 

 

애증

무엇인지 몸서리 치게 느끼는 요즘

 

발붙이고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조금이라도 더 애정어린 마음, 미소, 시선을 보내려 마음을 다잡는데

그때뿐이야.

 

꽉 구겨진 그 틈 속에서라도 평안을 찾으려고

발버둥치는 것 같아 어떨땐 내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억지로라도. 그 틈을 벗어나 볼 구실을 찾는다.

 

잠시 잠깐 잊어보려 애썼던 그 순간.

그래서 그 때만큼은 지난 6년 전에 느꼈던 아련한 추억이 돌아오기도 하고

마음 속에 무언가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며 행복한데..

돌아서면 정말이지 향수 이름대로 un moment de bonheur다.

 

다시 못마땅한 표정들이 둥둥 떠다니는 철칸에 몸을 싣고

구석에 찌그러지다시피 앉아 넋놓고 가다보면

 

철컹철컹 하는 바퀴 소리와

유리창으로 내다보이는 낙서, 그래피티, 회벽, 그리고 나

빛바랜 색으로 보이는 유령들의 표정..

 

영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차라리 영화 보는 것이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종종 든다.

컷 하면 연기처럼 확 사라져 버리는.

 

아코디언이나 색소폰을 연주하는 악단이

그래도 구질구질한 메트로에 꽤 어울리는 선율을 들려주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눈길 한번 주게 되지 않는다.

그냥 배경화면. 그 정도.

 

내가 내려야 할, 오늘도 하마터면 놓칠 뻔 했던 그 역에 도착하고

집에 돌아와 촛불을 켜면

불과 한 두 시간전의 일이 한낱 꿈 같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

 

그래도 한 때 매일같이 꿈꿔왔던 삶인데

모든 걸 뒤로하고 온전히 바라왔던 그 시간인데

너무 많이 미워하면 닮아가거나 혹은 끝까지 따라온다던데

 

자꾸만 미움이 자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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