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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문화를 만나다], 장홍

yurinamu 2011. 4. 3. 20:49
와인, 문화를 만나다
- 저자 : 장홍
- 분류 : 비소설

프랑스가 최근 들어 와인 대국으로서의 명성을 견실하게 유지하지 못한다는 평을 받는다. 오랜 역사를 함께 해 왔지만 단순한 기호 문제로만 생각했던 와인 문화에 역사, 정치, 경제 문제까지 얽혀 있으리라고는 미처 몰랐다. 와인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떨쳐내고 포도 넝쿨처럼 얽힌 와인문화구조를 이해하면서 읽어보면 쏠쏠한 재미가 있다.

by 유리나무 2011-04-03 20:49:13

문화 생활의 길잡이, 반니

 

 

 

성서에도 등장하는 신의 물방울, 포도주.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술이다.

이 유구한 와인의 역사를 프랑스의 문화와 더불어 설명한 책이다.

왕조시대에는 향연으로서 권위와 부를 드러냈는데 여기에 와인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프랑스가 와인 강국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데에는 와인이 포도로 빚은 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프랑스 와인 문화를 중심으로 써 두었다는 점을 의식하며 읽어야겠지만

와인의 역사와 뗄 수 없는 나라이고 아직까지 정석, 표본으로 간주되는 프랑스 와인이기에

기본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부담이 없을 것이다. 

 

오크통에 담아 보관하던 와인이 750ml 유리병에 담기기까지,

그리고 17세기 코르크 마개와 스크루 풀(티르 부숑)이 발명되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평소 궁금했던 로제와인이 만들어지는 방법이나 샤토(chateau), 떼루아(terroir)의 정체,

기후와 빈티지(millesime)의 상관관계 등이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빈티지가 점성술을 닮았다거나

보졸레누보가 특별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어렴풋이 들었던 터라 더 흥미로웠다.

 

최근 와인대국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목소리에 의아했었다.

사르코지 정부에 들어서며 엘리제궁의 와인 구매예산이 45%나 격감되었다고.

파리 시청의 와인셀러에 모셔져 있던 최고급 와인 5,000병도 정치적으로 정당한 이유에 밀리고 말았다.

와인소비가 저하되는 경향과 더불어 프랑스의 정치, 사회적 사상에 견줄 만한 와인의 역할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와인을 식문화, 생활습관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프랑스인들 사이에서 나도 조금씩 그 부담스러움을 떨쳐 냈던 것 같다.

먹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하는 그 고유의 문화가 부디 퇴색되거나 바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