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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 공효진

yurinamu 2011. 4. 2. 21:57

 

 

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들이 쓴 저서도 관심있게 읽어보는 편이다.

사진집이나 여행기 말고, 자신의 주관을 썼음에도 

예술적 감수성이 느껴진다거나 깊이있는 생각이 엿보이는 글이 꽤 있다.

 

저자가 환경에 대한 책을 썼다고 했을 때 다소 의외였다.

한편으론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면서도,

여느 환경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관심이 생겨 경험담을 썼다거나

홍보대사 혹은 자신의 전공이라서 이런 주제를 집어들었으리라고 처음에 생각했으니..

지극히 일로 받아들이고 썼으리란 선입견이 내게도 조금은 있었나보다.

 

하지만 환경이란 이슈를 말랑말랑하게 꺼내놓기도 쉽지 않은 법이다.

저자 말마따나 고리타분하게 훈수되는 일이 되기 십상이니 말이다.

이렇게 불쑥 이슈를 꺼내들었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는 걸 많이, 아주 많이 느꼈다.

공감하고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지만 그것도 아주 살금살금이다.

 

# 자신이 공인이라는 것과 (환경에 대해) 비전문가라는 것을 핸디캡으로 느끼고 있는 듯 했지만

다행히 그 내용이 과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준전문가에게서 배울 소소한 팁들이 의외로 많았다.

좀 더 이성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몇 번을 고민하는 것,

옷이나 화장품, 먹는 것 알뜰하게 소비하는 것,

자연 그대로를 즐길 줄 아는 것 등등...

 

그래도 저자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이니 갈등에 놓이는 상황이 더 잦을 듯 싶었다.

그리고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을 여기서 찾았다.

<한없이 높아지는 눈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을 때 레벨 10에 있던 내 기준을

다시 레벨 3쯤으로 옮겨두면 다시 4,5,6을 위해 천천히 가게 된다.

우리 마음은 종종 이렇게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것이 좌절없이 나이 들어가는 썩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본문중)>

동료에게서조차 알뜰한 습관을 배우는 그녀다.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은 참 멋지다며:) 

 

# 외국에 가면 길에서 쓰레기통을 참 자주 보게 된다.

하물며 인적이 드문 시골길에도 곱게 비닐이 씌인 쓰레기통이 100m 간격으로 있었는데

이 많은 걸 다 누가 관리하나 궁금할 정도였다. 유심히 지켜보니 환경미화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다.

저자도 이 이야기를 꺼냈다. 한강변을 걷다보면 쓰레기를 처치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한강 뿐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공원이나 길에서도 쓰레기통 보기가 참 힘들다.

보안상의 문제도 있을테고, 관리문제도 있을거고, 무엇보다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가 통 밖으로 꾸역꾸역 터져나오는 것도 모자라 옆에 쌓아두느라 지저분하게 널브러진 쓰레기통을 볼 때마다

이건 비단 도덕성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동물을 좋아하고 탁 트인 파란 하늘을 좋아하고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좋아하는 것이 꼭 같다.

물건 사기 전에 수십 번 망설이는 것이나 모피&고기를 탐탁지 않아 하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일까, 하나씩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는 깨알같은 정보를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스크린에서도 느꼈던 바이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