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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산 이야기], 김성호

yurinamu 2011. 3. 28. 22:54

 

 

 

"남들이 두 손 들고 떠날 때까지, 끝까지 버티면 못 해낼 것도 없다.

모두가 포기하게 된다면, 우리밖에 남는 사람이 없게 될 것 아닌가?

그게 바로 '부전승'이다."

 

일본전산은 1973년 네 명의 사원이 세 평짜리 창고에서 시작한 회사다.

40년도 지나지 않아 140여개의 계열사에 13만명의 직원을 둔 매출 8조원의 막강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결은 미련하리만치 고집스럽게, 한 길로 뚝심있게 가는 것-

 

그를 괴롭힌 것은 '고민하는 것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나른한 기업문화다고 이야기한다.

자유롭게 고민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내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적당히 해도 되니까, 혹은 내가 아니어도 남이 하니까

직원들이 각자 역량의 70%만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를 살리는 인재를 만나는 것을 특히 중요하게 여긴 그는 

그것이 특별한 능력이나 스펙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근성에 있다고 믿었다.

큰 소리로 말하기, 타 부서로 전화하기, 밥 빨리 먹기 등의 별난 면접을 치르며 뽑힌 신입사원들은

맨 처음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한다. 이로써 애사심이 생기고 사소한 일에 열정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인재는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다."라고 한 그는,

직원들을 꼼꼼하면서도 대범하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과거나 지금의 한 끗차이 경력보다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보는 것이다.

때문에 성실한 사람을 뽑아야겠고, 가슴이 뜨거운 사람을 뽑아야겠고, 끈질긴 사람을 뽑아야 했을 것이다.

 

특히, '안 된다'는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소모되는 쓸모없고 비효율적인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종의 '안 되는' 이유를 녹음해 들려준 나가모리 사장의 에피소드가 인상깊었다.

그가 제시한 이유, 즉 변명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있으면 보고하고

아니면 되게 하라는 메세지를 사원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경제 위기를 겪던 시절 회사가 세운 <우리의 다짐>이 눈길을 끌었다.

'타협금지, 책임전가금지, 변명금지'

모두가 휘청하던 악조건 속에서 회사를 우뚝 서게 한 그 저력이,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게 절실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