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ace culturelle/*.* (E)

[작가와 초콜릿], 다카하시 아유무

yurinamu 2011. 3. 5. 22:17

 

 

서점에서 여행서 코너를 비집고 다니는데

우연히 <Love & Free> 시리즈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여느 외국 여행작가의 작품집 같았는데 사진이 썩 마음에 들었다.

보기 드문 일본인 여행작가라는 점도 신기해서 눈여겨 봐두었던 터다.

 

기억 속에만 있던 그 저자를 오늘 만나볼 수 있었다.

논현동 De Chocolate Coffee에서 이루어진 작가와의 만남.

 

 

 

 

 

 

 

다카하시 아유무는 지금 아내와 8살, 6살난 두 딸과 함께 전 세계를 유랑 중이다.

그는 가족 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여행하며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지내는 방법을 터득해서인지 얘기를 하는 내내 참 행복해보였다.

 

여행에서도 어디에 가는 지가 아닌 누구와 가는 지를 중요하게 여긴단다.

같은 장소를 가도 함께 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라면 차를 빌려 자메이카를 돌아보는 것이 좋겠고

가족과 함께라면 알래스카에서 대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좋겠다고.

 

그의 저서를 읽고 인도로 떠난 여대생도 있었고

트랙터를 타고 국내여행을 마친 뒤 쓴 저서를 선물한 사람도 있었고 

그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서를 낸 사람도 있었다. 

사람을 좋아하는 만큼 그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도 다양하고 개성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여행작가와의 만남이지만,

오늘 여기서는 여행 장소나 에피소드를 듣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과 사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자신감있게 자기가 살아온 길에 대해 이야기하며 더 큰 꿈을 꾸는 모습이

지금 한 발 주춤하고 있는 내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20대에 하고 싶었던 일을 모두 해본 것 같다 했다.

당장 돈을 벌고 경력을 쌓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단다.

지금 20대 청년들은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은 노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할 일이고 지금은 움직여야 한다고 말이다.

먼저 가슴으로 느끼고 나서 다음에 생각할 것.

하지 못했던 일을 먼저 해보며 웃거나 울 것.

인생은 80까지- 길게 보고 지난 날의 경험을 약으로 삼을 것.

 

꿈과 현실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한 마디 조언을 했다.

자기가 원하는 길과 가야하는 길을 애써 구분짓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꿈과 현실을 하나로 만들어 두 개를 모두 이뤘다고 했다. 물론 합치될 때까지..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는 유랑인은 아니란 생각이 든 것은, 그도 꿈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이다.

후회해 본 순간을 묻는 질문에, 될 때까지 하기 때문에 후회할 만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굳이 양자를 선택할 상황을 만들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지만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뛰어들면 나중에는 '역시, 하길 잘했어.'란 생각만 든다고..

 

책을 읽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살아 꿈틀거리는 에너지를 수혈받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