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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의 작업실], 김갑수

yurinamu 2011. 1. 29. 11:13

 

 

#1. C8H10N402 중독증,

우아하게 자기를 파괴하는 권리

 

- 커피 속 카페인의 분자식이란다.

생물학적인 또 다른 이름이지만 이렇게 들으니 꽤 새롭다.

무기력해졌을 때 반짝 뾰로롱 하고 정신이 들게 하는 마법의 실체가,

고매하게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기품을 내어주는 물질이 바로 요것이다.

우아하고 기분좋게 자신을 파괴하는 권리라니,

커피 애호가든 카페인 기피자든 100%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정의가 아닌가 싶다.

10g(80잔)이 치사량이라는데

조금씩, 천천히 나누어 마시며

최승자 시인의 말마따나 '네게로'가는 권리를 우리는 참 잘 누리며 산다.

 

 

#2. 오블리 비아테,

좋은 기억만 남겨두고 나쁜 기억은 사라지게 만드는 주문

루프리텔캄,

모든 것을 이루어지게 한다

세렌디피티,

생각지 못한 귀한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하는 행운의 주문

하쿠나마타타폴레폴레,

걱정마 다 잘될거야

마하켄다프펠도문,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해주노라

 

- 외계어 voca.22000에 수록된 단어 중 하나인 양

책에서라도 보거나 누구에게라도 듣게되면 줄곧 지나쳐 버렸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걸 보면 우습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번씩 되뇌여 보게 된다.

여러가지로 정신없던 그때 넌지시 내게 들려준 한 마디, '하쿠나마타타'

햇볕에 반짝했던 두 눈에 담긴 진심이

아마도 그 가치를 믿게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