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아침에 길을 나설 때
길 위에서
그리고 하루일과를 정리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가장 많이 늘은 말이다.
지금 보니 말뿐 아니라 일기장, 가족들에게 보낸 엽서에까지
감사하다는 문구가 많이 적혀있다.
걸을 수 있을 만큼만 아파서 감사하고
알베르게를 오늘 안에 찾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피곤한 몸을 뉠 수 있는 침대 한 칸이 있어 감사하고
길을 잃어도 끝내 화살표를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하고
더 이상 가면 죽을것 같을 때 항상 벤치가 나와줘서 감사하고
위험에 빠졌을 때 의연히 넘길 수 있는 용기가 나서 감사하고
때론 도와줄 한 사람이라도 눈에 띄어 감사하고
잠시지만 소중한 동행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고...
아프고 힘들고 짜증나도 이만큼만으로 그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