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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눕: Snoop], 샘 고슬링

yurinamu 2010. 6. 28. 10:45

 

 

표지를 보자마자 몇 달 전 읽은 넛지가 생각났다.

표지도 그렇고, 구성도 비슷하다;;

스눕은 기웃거리거나 꼬치꼬치 캐다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여기서는 '직감을 넘어 과학적으로 상대를 읽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요즘 부쩍 심리학 관련 도서들이 많아졌다.

과학이 발달해도 사람의 마음은 알쏭달쏭한가보다.

세상이 복잡해 질수록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보고 싶어하는 갈망이 커지는 걸까?

마음을 읽으면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을거란 생각을 어렸을 때 다음으로 진지하게 하게 된다.

 

* 예전엔 그랬다. 심리학은 예측가능한 일을 근거로 결론을 내는, 막연히 재미있는 학문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심리학을 연구하는 눈이라면 보이는 현상 말고도 그것이 말하는 내재적 메세지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안에는 오류도 포함된다.

책에서 아주 일상적인 예시를 하나 들었다. 우리 집 찻장에는 각종 티백이 진열되어 있다. 녹차, 자스민차, 벚꽃차, 라스베리, 라임 등등

누군가 찻장에 가득한 티백과 다기를 본다면 '여기 사는 사람은 차 애호가일 것이다.'라고 가정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소비하는 것은 커피다. 선물받거나 여행 중 구입해 차곡차곡 쌓아놓고 어쩌다 맛보는 차와는 달리 커피는 금방금방 소비한다.

보이는 메세지만 읽어 생긴 오류다.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오류를 가장 잘 범한다.

첫인상으로 사람의 성격, 취향을 결정하며 옷차림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무의식중에 옷의 모양, 종류, 색깔, 브랜드 등으로 성향을 파악한다.

물론 일종의 위장, 연출일 수도 있다. 이것을 걷어내고 보는 것이 스누핑이다.

 

 

* 사람들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뭘까? 날씨? 음식? 친구?

아니다. 정답은 음악이다. 실험결과 초면에 쉽게 친해지기 위한 방법으로 대다수가 음악을 화제로 꼽는다고 한다.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은 취향을 대변하기도 하고, 어느 한 가지 음악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메세지를 담을 수 있는 소구다.

다시 말해 여럿이 공유할 수 있는 소재이자 언어라는 것이다.

낯선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면,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려 한다면 진부하지 않은 소재로 음악을 선택하자.

 

 

* 이메일을 처음 사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로운 버릇이 생겼다. 아이디를 유심히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조합한 무뚝뚝한 아이디보다는 한눈에 쏙 들어오는 아이디를 찾게 되고 아이디소유쥬(?)까지 눈여겨보게 된다.

왠지 그 사람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이다.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반박한다.

극단적인 경우(특이하거나 기발한 경우)를 제외하면 단서가 될 수 없다고 본다.

냉장고가 일반적인 상태에 비해 아주 극단적인 경우에만 냉장고 주인에 대한 단서를 제시할 수 있고

악수를 힘차게 했다고 해서 반드시 개방적인 사람이라 단정지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풀이했다.

결국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 애기다.

 

 

*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누군가 내 방을 보고 짐작하는 내 모습은 어떨까?

    반쯤 마시다 만 커피,

    책상과 책장에 덕지덕지 붙은 포스트잇,

    널브러진 A4용지 일정표,

    겹쳐 쌓인 필통,

    돌아간 의자,

    비뚤게 놓인 방석, 

    책상의 반을 차지하는 책,

    한데 엉킨 전선, 

    도장이 쾅쾅 직힌 세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