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영어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강의 안 했으면 평생 뭘 했을까 생각하다 멋진 게 떠오르셨단다.
누군가 "어디서 일하세요?" 그러면,
"아~ 남극이요." 하고 싶으시단다.
'참 멋지지 않니?'하시던 선생님의 쿨한 표정을 보며
나도 한참을 웃다가 이내 공감하며 얼마쯤 지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남극의 셰프>
이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제 드디어 만났다.
막 내리기 전에 어서 가서 봐야겠다는 근거없는 의무감도 한 몫 했다.
<카모메 식당>처럼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영화였다.
히힛 웃을 수 있는 리얼 버라이어티 한 편을 보고 간다는 생각...이 들려던 순간,
죽도록 싫고 벗어나고 싶은 상황도 결국 내가 만드는 거고
지나치지 않는다면 그것을 즐기면 되는거고
당시는 모르지만 그 하나하나가 언젠가 추억이 된다는 것.
질퍽한 닭튀김은 입에 넣기도 싫어하던 니시무라가
아무렇게나 포장되어 칠리범벅이 된 놀이동산표 햄버거도 맛있게 베어물 수 있는, 그런 것.
한마디로 C'est la vie!
나 말고도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걸 보면
저마다 생각이 많았나보다ㅎㅎ
한 가지 아쉬웠던건, 영화관에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간만의 분위기는 느낄수 없었다.
그래봤자 상영관 달랑 하나인 곳에서 내가 본 유일한 만석;;
중폰지처럼 없어지는 것 보다야 차라리 나은 일이지만
어쨌든.. 그 곳엔 미안하지만 좀 더 후미진(?) 곳을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다들 셰프 니시무라가 멋있다고 도배평이 돌아다니던데;;
요리하다가 윤상현으로 빙의해 "아줌마!"할 것 같다. 자꾸 몰입을 방해한다. 내가 이상한 건가...
암튼 결론은, 고기에 불 붙여서 횃불놀이하는 주당 닥터가 더 멋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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