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propre pensée

C'est fini☆

yurinamu 2010. 2. 26. 23:12

 

 

그동안 참 많이도 미워했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 곳에서 몹시도 불편해했다.

 

마음 속에서 밀어내고 또 밀쳐낼 때마다

더 가깝게 다가왔고

더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그럴수록

자꾸만 발목을 붙잡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싫어서 더 발버둥쳤다. 

 

이번만 넘기면, 아니 다음번만 넘기면

쿨하게 그 곳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무심하게 대하고

나를 그 곳에서 더욱 떼어 놓으려 노력했다.

그렇게 4년, 아니 5년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 나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평생 꼬리표를 찍었다.

 

벗어날 기회는 많았고, 시간도 많았다.

그걸 살리지 못한 나를 자책하고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운명이라는 명분으로  

더 치열하지 못했던 내 지난 날을 애써 감춰보려고도 했다.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너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해주지 않았느냐고.

친구가 몇 년전 내게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랬다.

아낌없이 주었고 나는 그것을 다 누렸다.

고맙다기 보다는 대가라고 생각했다.

남들 보기에는 많이 얻은 것 같지만 난 다 잃었던 것을 대신 채워가는 느낌 뿐이었다.

그 곳의 이름을 들을 때 생기는 복잡미묘한 감정조차 싫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비로소 손을 맞잡았지만 이 감정을 말로 설명할, 딱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매년 따뜻한 봄날이 오면 새로운 곳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이 있었는데

처음으로 그런게 없으니 허전하기는 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유로워졌으니

대신 얻은 것을 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동안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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