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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yurinamu 2010. 3. 10. 22:44

 

 

"Qu'est-ce que vous lisez maintenant?"

"Je lis <The art of travel> de 'Alain De Botton'."

"'Alain De Botton'~! Il est connu. Comment est son livre?"

"Alor, ca me fait penser beaucoup."

"Ah bon! on peut penser beaucoup...C'est bien de lire en vacances, n'est ce pas?"

"Eh bien, je ne sais pas. "

"Pourquoi?"

"Comme vous savez, coreens sont tres occupes pendant les vacances. Ce sont des autres travailles!"

"Ah~ je vois!!"

 

여행을 떠나기 전 커다란 짐가방에 차곡차곡 기대감과 설렘을 담고 마지막에 여권가방과 함께 손에 들면 좋을 듯한 책이다. 장시간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혹은 밤기차를 타고 갈 때 램프를 켜고 읽으면 어울리는 책이다.

여행의 기술이라기 보다는 여행의 의미, 묘미라고 하는게 더 어울리겠다.

설레는 여정을 그의 입을 빌어 플로베르, 반고흐, 보들레르와 함께 할 수 있어 더 의미있다.

 

저자 말마따나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온전히 내 몫이란 얘기다. 처음에는 '있어도 괜찮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가 유순한 상상력이 여행의 전부라고 여기는 염세적인 데제생트 공작의 이야기를 보며 참 위험한 발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창 보들레르에 푹 빠져 있을 때쯤, 그의 일생과 저서를 보면서 여행을 참 좋아했을 것 같다는 아니, 갈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디로라도! 어디로라도! 이 세상 바깥이기만 하다면!'이라고 외친 그는 정말 그랬다. 그래서 T.S. 엘리엇이 말했듯 플랫폼의 시(poesie des departs), 대합실의 시(poesie des salles d'attente) 같은 낭만적 노스탤지어를 꿈꿀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왜 플로베르가 그토록 동양에 집착하고 동경했는지  

왜 이집트와 동양여자, 단봉낙타를 평생 그리워했는지 머리로는 이해 하지만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이국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과 갈망에서 연유한 것이라기엔 조금 지나쳐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집트는 플로베르의 정체성의 일부를 이루지만 그 자신의 사회에서는 거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관념과 가치들을 지지해주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성관념사전 Dictionary of Received Ideas> 의 일부를 들춰보면 수긍이 된다.

서양인들, 특히 프랑스 부르주아지의 편견에 대해 단어를 예로 들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야자나무, 호텔, 코란, 노인, 착각.... 너무 재밌다ㅎㅎ

 

 

공감1.  다음 날 아침 잠을 깨자 강렬한 무기력이 밀려왔다. 마치 핏줄 속에 가는 설탕이나 모래가 진흙처럼 쌓여 있는 것 같았다.

 

공감2.  나는 주변을 훑어보았다. 나는 아름다움을 찾고 있었다. "나를 즐겁게 해보아라. 나를 활기차게 해보아라." 매우 막막하면서도 허술한 요구였다. 내 눈은 이런 자유에 어리둥절했다. 만일 나의 눈이 이동한 경로를 거대한 연필로 추적한다면, 하늘은 곧 무작위적이고 들쑥날쑥한 무늬로 시커매졌을 것이다.

 

공감3. 혼자 여행을 하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함께 가는 사람에 의해 결정되어 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도록 우리의 호기심을 다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