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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스투어], 앤서니 보뎅

yurinamu 2011. 4. 29. 11:58
 
 
  쿡스투어
쿡스투어
저자 앤서니 보뎅
출판 컬처그라퍼
분류 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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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스투어
앤서니 보뎅
3점
요리사의 세계일주라.. 생각만 해도 짜릿하고 흥미진진했다. 비록 그의 요리를 직접 맛본 적은 없지만 글에서 툭툭 나오는 상식이나 에피소드 등이 그의 요리 내공을 짐작하게 한다. 글 내용은 꼭 겉표지같다. 좀 투박하기도 하고 야단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좌충우돌 겪는 상황들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하다. 원글 보기
유리나무 2011-04-29 11:58:21
  문화생활의 길잡이 Banni

 

 

저자가 서문에서도 밝혔지만

방송사와의 동행을 다소 불편해하는 심리가 글 이곳저곳에 묻어난다. 

영상으로 찍은 덕분에 자신의 세계일주를 좀 더 입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었지만  

레스토랑을 탐방하고 나서 부른 배를 부여잡고 다시 우스꽝스러운 오프닝을 찍어야 한다던가,

입에 맞지 않는 이구아나 요리를 들고 연기에 가까운 시식을 해야 하는 등 나름의 고충을 겪었다.

하지만 자전적 다큐멘터리가 아닌 다음에야 어쩌겠나,

요리가 아닌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나와 '보여지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니..

 

저자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대륙별로 대표적인 요리를 맛보거나

그 나라의 역사와 얽힌 요리의 유래를 듣는 것이 재미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고전요리에서 선전하는 이유를 분석한 것도 그렇다.  

최고의 요리사들이 종종 자신을 연금술사라고 칭하는데 요리에는 분명 마법적인 면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들이 가축의 내장이나 껍데기, 야채 부스러기, 생선 뼈 등을 요리에 사용하면서

이 역시 훌륭한 재료로 탈바꿈해내는 능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18, 19세기에는 혐오 부위를 먹을 지 말지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무엇이든 먹을만 하게 만드는 기술을 터득했다고.

이 기술은 상업화에 힘입어 일종의 도전, 철학, 삶의 방식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었고

프랑스요리는 비로소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식재료가 풍부해지고 기술이 발달한 지금,

이제 더 이상 하찮은 재료를 부활시키는 목적으로 요리를 하지는 않는다.

요즘 사람들은 더 맛있는 음식,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을 찾아 다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가장 뛰어난 요리는 미슐랭 선정 별5개짜리 레스토랑의 스페셜 코스일까,

필수 5대 영양소를 꼭 맞게 설계해 요리해 놓은 유기농 가공식품일까. 

 

저자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은 음식을 떠올려보라 했다.

마지막으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택할까.

보통은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이나 자주 먹던 음식,

한 때 마음의 위안을 준 음식이나, 특정한 사람들과 먹었던 혹은 특별한 추억이 담긴 음식을 꼽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소울 푸드는 기억이 만들어내는 요리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