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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열 일곱개의 편견], 엘렌 달메다 토포르

yurinamu 2011. 3. 6. 15:55

 

 

일단 불어권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이야기라 관심이 갔다.

불어를 전공한 사람에게 필연적인 관심사(?)긴 했으나 잠시 멀리한 죄책감도 약간 있었다.

전세계 육지면적의 20%를 차지하는 땅에 총 53개 국가가 있고 10억에 가까운 인구가 살고 있다.

하지만 이 대륙은 여전히 노예제와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들의 인식 또한 가난과 질병이 만연한 나라, 문명의 힘이 닿지 않은 저개발 국가쯤에 머무르고 있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서 한 맥킨지 사원의 인터뷰를 읽었다.

그는 아프리카인이다. 우리가 왜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목조목 들었다.

더불어, 왜 거대 신흥국 중국과 인도에 앞서 투자해야 하는지도 말이다.

최근 공정무역과 천연에너지, 독재체제에 대한 반발 등으로 아프리카 사회가 재조명을 받는 기회가 있었고

새롭게 문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면에 있는 원천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 깊게 파고들지 못했다. 

 

왜 아직까지 아프리카는 미지의 땅으로 남아 있는가.

<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사회는 대부분 문자가 없었고 구전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사학자들은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연구를 자신의 능력 밖의 일로 간주했다.

민족학자, 인류학자, 지리학자, 사회학자들의 몫으로 남겨졌지만

그들은 조사 당시에 수집한 자료들을 과거로 투사하는 방식으로,

연구 대상 사회에 대해 단선적인 관점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문중)>

 이것이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최근까지 이루어진 아프리카 연구에 대한 한계다.

 

지금도 아프리카는 모험과 신비의 땅이다.

극한 상황을 즐기는 모험가들 중 한 명이었던 알랭 타이에브는 한 프랑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제일 어려운 것은 아프리카가 온통 참극의 땅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실제로 토고출신 프랑스 정치인 코피 얌난은 한 비정부기구 회의에서

"아프리카를 향한 시선은 거기서 실제로 발생하는 일보다 더 위험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를 식민체제로 길들여온 서구 열강들의 닦인 시선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프리카에 대한 주된 관심이 오로지 그 낯섦 때문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 이민자 통합정책이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유럽 국가들을 보며

다민족국가나 과거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들의 정책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생겼다.

불어권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프랑스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들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반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불법 노동자들에 대한 추방조치나 비자문제, 고용차별문제 등이 계속 불거지는 가운데

프랑스의 이민자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또 앞으로 불어권 아프리카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

 

 

* 불어권 아프리카를 통찰력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였지만

불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없이는 의아하게 받아들일만한 부분이 있었고(ex.아프리카인의 단수, 복수)

불문학 강독 시간에 으레 맞닥뜨리곤 했던 번역투의 문장이 걸려 여러 차례 곰씹어봐야 했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ex. 모든 흑인이 공유한다고 간주되는 일련의 태도를 통해 '흑인'을 포괄하고자 했던 것이다.-본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