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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 E.벤자민 스키너

yurinamu 2009. 12. 1. 10:53

 

 

             [아프리카 사회와 문화] 강의를 교양과목으로 들으며 공부한 내용이다.

             아니, 사실대로 하면 레포트를 쓰며 내가 느낀 바다.

             아프리카 노예문화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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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일을 신이 용서하실지 가끔 궁금해져. 하지만 금새 깨닫곤 하지. 신이 오래 전에 이 곳을 떠났다는 걸…”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서 다이아몬드 밀수입자인 주인공이 아프리카를 떠나며 한 말이다. 이는 아프리카 전역에 걸친 내전, 부족과 인종갈등,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인한 열강들의 이해관계 등 복합적인 요소들을 짐작하게 하지만 영화에서 이 대사가 더욱 심금을 울렸던 이유는 보석 뒤에 숨겨진 고통과 눈물 때문이다.

 

아프리카 내전지역에서 채굴되어 불법 거래되는 미가공 다이아몬드를 가리켜 '피의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 15위권 내의 나라 중 9개국이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의 정부군이나 반군 지도자들은 다이아몬드 광산 소유자이거나 채광회사의 대주주로 다이아몬드를 팔아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동력을 착취하는데 이것이 ‘21세기 노예제로 비판받고 있다.

 

현대판 노예제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유엔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노예해방을 촉구하는 한편 심지어 일부 국제 인권단체들은 아프리카 노예 소유주에게 노예 한 명당 35∼75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되사는 방식으로 노예를 해방시키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또 분쟁 지역에서 생산된 다이아몬드가 국제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원산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킴벌리 프로세스 인증 제도가 제정되는가 하면 노동력착취의 산물인 카카오와 커피 등을 합법적이고 윤리적인 절차로 재배하도록 하는 공정무역이 실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공정무역 커피는 전체 교역량의 0.1%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20~30%씩 증가하는 추세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는 있지만 속단하기엔 이르다. 국제인권단체 전문가들 또한 아프리카에서 노예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아프리카 정부와 노예 소유주들을 자극해 노예해방을 설득하거나 제도적으로 문화가 개선되도록 장려하려는 노력은 거의 효과가 없다고 평가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 토속적인 고유 문화처럼 자리잡은 관습이 단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의 노예제, 노예문화가 생산분야, 업종을 확대시키면서 국가의 상업적 발전을 가속화했고 그들 고유의 문화와 계급을 분명히 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더 두드러진 문제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인권침해와 노동력착취 문제는 애초에 그들이 보장받아야 했던, 지금은 더욱 절실한 기본권이라는 것이다. 문화가 제도보다 때로는 우위에 있으며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지만 부당한 악습은 그럴만한 자격이 없다. 국제사회의 시각에 눈높이를 맞춰 근본적인 해결책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저자 벤자민 스키너가 말했듯, 선진국 국민의 우아하고 안락한 삶이 지금처럼 지탱되려면 지구 반대쪽에서 노예제가 광범위하게 유지돼야 할지 모르며, 이는 세계화가 드리워놓은 거대한 그늘이기도 하다. 이제서야 우리의 눈에 그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음을 반성하며, 우리는 빛을 비추어 줄 수 있는, 그들은 빛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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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겁쟁이가 단 하나 있다.

감히 알려고 하지 않는 이가 바로 겁쟁이다.

- W.E.B. 두보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