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시사상식

[조선일보] Anycoll, LC, Nckia.. '짝퉁이 밥 먹여주더라'

yurinamu 2009. 4. 21. 17:57

 

Anycoll, LC, Nckia… "짝퉁이 밥 먹여주더라"

- '짝퉁 휴대전화 천국' 중(中) 선전 화창베이(深玔 華强北) 현장 르포 -


매장 1만개, 기업 1000개 100만 선전시민 먹여살려
정품에 없는 기능도 추가 "값싸면 됐지 뭐가 문제"

'Anycall'과 'Anycoll', 'iPhone'과 'HiPhone', 'Nokia'와 'Nckia'.

짝퉁(가짜 제품)의 세계적인 본산인 중국에서 가전제품, 특히 휴대폰의 짝퉁 문화는 이제 진품 거래 질서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짝퉁 휴대폰 생산으로 100만명이 먹고산다는 중국 남부 선전(深玔)의 휴대폰 시장에는 "쥐쯔홍러 핑궈윈러!(橘子紅了 ��頻果暈了!)"라는 유행어가 있다. '가짜(귤)가 잘 팔리니 진짜(사과)가 기절했다'는 뜻이다.

선전시의 가장 번화한 곳 중 한곳인 화창베이(華强北)상업구역. 왕복 4차선 도로의 중앙선과 보도의 한가운데에 삼성과 LG광고판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대로변 양쪽으로는 삼성과 LG는 물론 노키아와 애플, 모토로라 등 세계 각국의 전자제품 대리점들이 줄지어 있다.

토요일인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수많은 사람들에 떠밀리며 이 대로변에서 안쪽으로 20m쯤 들어가니 '밍퉁(明通) 수마청(數碼城·디지털단지)'이란 허름한 건물이 보였다. 안쪽으로 수천명의 상인과 소비자들, 수많은 휴대폰들이 뒤섞여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18일 중국 선전시 화창베이(華强北) 상업지역의 한 짝퉁 휴대전화 전문 매장 모습. 4층짜리 이 건물의 모든 층이 짝퉁 휴대전화 전문 매장이다. 선전 시내에만 이런 곳이 35곳./선전(深玔)=이항수 특파원

2층 에스컬레이터 옆 매장의 30대 상인 스사오슝(施少雄)씨가 기자 일행을 잡았다. 삼성 휴대폰 F-408 모델을 모방한 짝퉁을 보여주고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면서 "기능은 정품과 거의 같다"고 했다.

그러나 잘 보면 짝퉁이다. 휴대폰 겉모양과 초기화면 등은 진품과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똑같지만, 표면의 글씨는 'Anycall'이 아니라 'Anycoll' 혹은 'Anycom' 또는 'Anyacll'로 적혀 있다. 쉬씨는 "애니콜 정품은 2880위안(약 56만원)이지만 380위안(약 7만6000원)까지 해 주겠다"며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애니콜뿐만 아니라 미국 애플사(社)의 'iPhone'은 'HiPhone' 혹은 'MyiPhone' 'TiPhone'으로 바꾸면서 색깔을 달리해 얼핏 같은 상품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Nokia'는 'Nckia'로, 한국의 'LG'는 'LC'로 바꾸면서 같은 상품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밍퉁 단지 인근의 위안왕(遠望)디지털단지도 마찬가지. 애플사의 짝퉁들이 많은 위안왕 1층의 한 가게에서 통통한 몸매에 옅은 선글라스를 낀 40대 여인이 'HiPhone'을 개당 1100위안(약 22만원)에 3개나 샀다. 홍콩에서 왔다는 그녀는 "써 보니 주요 기능은 다 있어 불편한 게 없더라"며 많이 사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겠다고 했다.

최근에는 식별하기 힘든 '가오팡지'(高�t機·고도로 모방한 휴대폰)도 쏟아져 나온다. 휴대폰 분야 전문가인 J(44)씨는 "며칠 전에 여기서 산 복제품"이라며 외관을 똑같이 만들고 기능도 비슷하게 꾸민 '짝퉁 iPhone'을 보여줬다. 정품은 5600위안 안팎이지만 J씨는 7분의 1 가격인 800위안에 샀다. 외관을 보면 영문 이름 'iPhone'과 한입을 베어먹은 사과 모양까지 똑같고, 초기 화면의 10여개 서비스 내용과 순서도 거의 같다. J씨는 "정품과 비교해보니 기본 기능과 게임 기능, 터치패널, 멀티미디어기능 등은 비슷하고 오히려 정품에 없는 카메라 기능이 짝퉁에는 있다"고 했다.

20대 여성 점원에게 "이렇게 가짜 제품을 팔아도 되느냐"고 묻자 "성능 좋고 값싸면 됐지 뭐가 문제냐. 쥐쯔홍러 핑궈윈러!(橘子紅了 頻果暈了!)"라며 빙긋이 웃었다.

선전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화창베이에 있는 통신전자분야 매장은 39개, 이 중 매장 면적이 1만㎡(약 3000평) 이상인 매장만 35개나 된다. 이곳에서 2~3평짜리 진열장을 가진 1만여개 가게들이 짝퉁 휴대폰의 도·소매업을 함께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짝퉁, 특히 짝퉁 휴대폰을 '산자이(山寨)'라고 부른다. 비공식적 제품이라는 의미로 '산적 소굴'이라는 단어 '산자이'를 갖다 붙였다. 선전의 산자이 휴대폰 문화는 100만 명을 먹여 살릴 정도로 커졌다. 홍콩 명보는 최근 "화창베이(華强北) 상업지역과 인근의 산자이 휴대폰 문화로 인해 1000여개 관련 기업의 20만 종사자들과 배후의 100만 선전 시민들까지도 먹여 살린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짝퉁이 얼마나 팔릴까. 지난 7일자 홍콩 명보(明報)는 "작년에 중국 전역에서 팔린 '산자이 휴대폰'은 자그마치 2억개 가량"이라고 보도했다. 명보는 "중국 짝퉁 휴대폰의 발원지이자 중심은 선전이고 선전에서도 화창베이가 최고 중심"이라고 했다. 특히 짝퉁 아이폰의 90%는 이곳에서 중국 전역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콩 I법무법인의 김모 변호사는 "중국 공무원들이 짝퉁 제품 제조·유통 업자들과 유착돼 부패한 것이 짝퉁 문화가 사라지지 않는 근본 원인"이라며 "중국이 나라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더 늦기 전에 짝퉁 문화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전=이항수 특파원 hangsu@chosun.com 

                                                                                                        입력 : 2009.04.21 02:49

 

산자이(山寨)

사전적 의미는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산적의 소굴(산채)'. 최근에는 '짝퉁' '모조품'을 지칭하는 단어로 더 많이 사용된다. 오리지널 제품을 거의 똑같이 모방한 제품을 산자이 제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산자이가 산적 소굴 같은 음성적이고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창의·창조 등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출처: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4/21/2009042100123.html?srchCol=news&srchUrl=news2

 

-----------------------------------------------------------------------------------

 

언젠간 이럴줄 알았지...

 

앞으로 중국의 이런 기술(?)은 우리나라 수준 능가할텐데 어찌 잡으려나...

유럽에서도 우리나라 짝퉁시장 하나 제대로 못 잡는데;;

 

중국, 계란도 만드는 무서운 나라,

무엇을 못 만들리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