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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I*VIDI*VICI] 믿는 카드에 주머니 샌다

yurinamu 2008. 12. 15. 18:33

 

 믿는 카드에 주머니 샌다

 

 교통카드 환승요금 과다청구 잦아애꿎은 승객들 손해

 

 

 구리시에 사는 한도협 씨는 얼마 전 출근길에 강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가 깜짝 놀랐다. 단말기에 찍힌 환승 요금이 평소보다 많은 200원이었기 때문이다. 푼돈인데다 구간요금이 바뀌었나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다음날 환승 요금은 전처럼 100원으로 찍혔다. 한 씨가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대중교통 이용내역을 조회하자 군데군데 추가 요금으로 빠져나간 기록이 있었다. 빠져나간 요금도 100, 200원씩 들쑥날쑥이었다.

 

 요즘 교통카드 환승 요금에 대한 불만사례가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종종 올라온다. 거의 한 씨처럼 환승할 때 부당하게 과다요금을 낸 사람들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1000만 서민의 발이 된 대중교통이 어느새 서민들의 푼돈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다.

 

개인당 피해액이 적게는 100, 200원이지만 대중교통 이용자수를 감안할 때 총액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벌써 아고라 이슈청원 게시판에는 700여명이 모여 서명운동을 할 만큼 피해수가 점점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대중교통 요금체제는 통합거리 비례제다.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거리가 10km이내인 경우 기본료 900원이 부과된다. 이후 환승 시 5km마다 100원씩 추가로 붙는다. 가령 이동거리가 13km면 환승 요금 100원을 합한 900, 17km 200원을 합한 1,100원이다. 그런데 거리에 따라 산정되어야 할 환승 요금이 시시각각 제멋대로 나오는 것이다.

 

 

 회사원 A씨는 매일 아침 비슷한 시간에 중계역에서 보라매역으로 출근한다. 버스로 환승하면 보통 100원이 추가로 찍힌다. 그런데 하루는 500원이 찍혔다.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용내역을 조회해보니 가보지도 않은 정류장이 환승 지점으로 나와 있었다.

 

청량리행 버스를 타고 보문역에서 환승하는 대학생 B씨도 마찬가지. 한달 새 벌써 3번째다. 더군다나 그 곳은 B씨가 주로 환승하는 지점에서 4.2km나 떨어진 곳이다. 기록대로라면 4.2km 2분만에 걸어서 이동한 셈이다. 환승 오류, 왜 일어날까?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측은, “(환승 오류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대부분 위성(GPS) 시스템 착오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성GPS는 인공위성과 버스 내 부착된 단말기 사이에 정보가 교환될 수 있도록 하는 전파장치다. 그런데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음영지역으로 버스가 들어가면 정류장 정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주위의 건물이 전파를 반사하거나 날씨가 흐린 경우에도 오류가 나기 쉽다.

 

 EB카드사 상담원 C씨는, “GPS오류로 단말기가 정류장을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주의한 기기관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말기 고장이나 운전기사의 실수로 전산처리가 잘못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서는 환불처리를 함으로써 각기 입장이 다른 운수회사와 승객들을 중개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환승 오류가 나는 요인이 복합적인 만큼 대중교통 담당부서, 카드사, 운송회사 등 어디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으로서 유일한 해결책은 과다 청구된 요금을 환불 받는 것이다.

 

 과다 청구된 교통요금은 한국스마트카드와 EB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환불 받을 수 있다. 카드사 측은,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유심히 보지 않거나, 알더라도 푼돈이라고 하찮게 여겨 환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교통카드를 쓸 때마다 일일이 요금을 확인하지 않으면 손해는 애꿎은 승객들 몫이다.

 

                                                                                      연 주 영 기자(myidyjy@hanmail.net)